14회에 걸쳐 기록한 영상을 구르다 멈춘 듯한 뇌를 달래 가며 17분 러닝타임으로 압축하면서, 욕심껏 깊이를 담기에는 여전해 나의 내공은 부족했다. 그럼에도 자위하는 건 기록을 통해 구로구의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이 생각하는 문화 다양성에 대해 엿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2019년 초, 오류문화센터 센터장님을 만나 기록 과제를 하나 얻었다. 문화단체를 꿰어 문화 다양성에 대한 기록을 내 시선과 방식대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프롤로그
지난 10월 25일. 오류아트홀 돌잔치에 초대받았다. 간 김에 행사 스케치를 했고, 내가 살고 있는 구로구에 다양한 문화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P#1 엄마들이 이야기로 전하는 마법학교
년 초에 진행된 워크샵 때 만난 몇몇 단체 중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카드를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수업활동을 하는 엄마들의 동아리에 관심이 가서 기록을 했다. 맘마미아라는 이름의 엄마들 모임은 한 달에 두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그림카드로 이야기를 만드는 연구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초등학교에 재능기부 특별활동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통해 창의력을 기르고 소통의 방법을 전하는 수업을 꿰하려던 모임은 그 과정에서 엄마들끼리 카드를 보면서 심적으로 어려웠던 부분과,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엄마들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함을 느낀다고 했다.
EP#2 청년들이 뮤지컬로 전하는 5.18
2019년 5.18일. 오류아트홀에서 '비망'이라는 뮤지컬이 공연됐다. 비망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담은 뮤지컬인데, 이 공연의 특색이라면 배우들이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된 점이고 매년 대학생과 청년들을 모집해 기수 별로 공연을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광주 5.18 전야제에 내려간 극단 대표가 택시 운전사로부터 광주의 젊은이들 중에서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모르는 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년들을 관객으로 모아 광주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연기를 통해 광주의 이야기를 느끼고 생각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9년 동안 공연을 진행했다고 했다.
자료 영상과 청년 배우들이 직접 연출한 비망 후기 뮤지컬 <삶은 계란> 이라는 공연을 통해 그들이 직접 느끼고 아픈 역사를 실감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P3. 극이 된 시, 노래가 된 시
2018년 동갑내기 작가에게 시인을 소개 받았다. 시인의 활동과 꼴찌닷컴의 활동에 공통분모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소개를 받고 며칠 뒤 무대도 아닌 오류동의 한 지하 카페에서 연극과 노래 공연을 기록하게 됐는데, 또 느낌병에 걸려 푹 빠져버렸다. 그때 시테라피 수업을 알게 됐는데, 시 테라피 수업은 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예술이라는 거였다.
시 테라피 수업을 받은 청소년들이 직접 지은 시가 느낌이 있었고, 그 시를 연극과 노래라는 문화예술로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이 느낌 있었다. 음원 작업까지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도 하나의 사업이고 추진력과 팀워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는 시간이었다.
에필로그
기록한 영상을 훑어 보고, 얼개를 짜기 위해 이리 꿰고 저리 꿰면서 나름 내린 문화다양성에 대한 짧은 생각은 우리의 일상과 삶 자체가 저마다의 문화이고, 그 개인의 가치관과 인생관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르고 사유하는 게 다른 것이 문화일진대, 당연히 문화를 수용하는 바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문화와 예술이 거창한 담론을 제시하는 방편일 수도 있지만, 거르고 걸러서 쉽게 접근하면 바로 오늘의 일상이 아닐까. 결국, 문화 다양성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꼴찌스럽고 깊이 없는 답을 내렸다.
그리고, 보듬가시라는 밴드의 노래 MY WAY의 가삿말이 문화 다양성을 함축한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신도림역 지상 2층 역사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사진촬영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2019 시민누리공간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신도림역 2층 역사 유휴공간을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취지로 진행된 이벤트였습니다. 구로구 주민 뿐만아니라, 신도림역을 이용하는 시민들 누구나 촬영을 하고 바로 사진을 인화해서 액자에 넣어 간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특히 구로구 노인복지회관에서 안내를 받고 찾아오신 어르신들은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흐뭇해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쌍둥이 아기들 사진 촬영 때는 사진작가가 진땀을 흘리기도 했고, 신도림 역장님이 퇴직을 바로 앞둔 역무원님을 불러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느낌있었습니다. 오는 11월 15일 오후 4시에 추가로 촬영이 예정돼 있으니, 구로구 주민 및 지하철을 이용하시는 시민들은 이벤트 참여하세요^^ 영상을 스케치하면서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기획한'영정 프로젝트'를 꼭 실천해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문화가 살아있는 구로!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 기대합니다. 스케치한 영상은 편집이 끝나는대로 유튜브 채널 꼴찌TV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오후 6시 30분 경 서초역에 도착해서 2번 출구로 나왔다. 배우 정우성이 집회 현장에 참석했다는 인증샷이 SNS에 공유되면서 집회 사회자가 이야기 할 때, 내 눈 앞에는 배우 이원종이 있었다. 야인시대의 구마적 이미지는 일도 없었고, 코트에 안경을 쓴 천상 가을남자였다.
#사방으로 집결한 촛불 시민들
2번 출구에서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빼곡히 찬 시민들을 보면서 무작정 끝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나중에 걷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이날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메인 무대를 기점으로 사방으로 십자가 모양으로 집회에 참석했던 것이다.
#촛불 현장의 등불같은 존재, 자원봉사자들
메인 무대 뒤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 하나! 자원봉사자로 예상되는 한 분이 경광등을 들고 빼곡히 밀집된 시민들 사이에서 장애인 전동차가 지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었다.
(아래 사진)
#집회현장에 설치된 간이화장실
신문기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서초동 집회 현장에 간이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접했는데, 현장에서 약 20실 정도의 간이 이동식 화장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걷다 걷다 결국은 태극기 부대 집회 현장까지 걷게 됐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다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빨갱이'라는 표현도 모자라 욕설을 하는 일부 몰지각한 분들은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풍선에 매단 현수막과 푯말에 적힌 문구들도 불편했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일 뿐. 다만, 표현의 방식에서는 분명 격과 질이 다르다는 것은 느꼈다.
#태극기 집회의 저속한 표현과 생각의 다름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응원은 누가?
윤석열 총장을 응원하며 놓여진 꽃다발과 화분을 목격했다. 지난 주 집회 때는 윤석렬 검찰총장에 대한 비난과 정치검찰 물러나라! 의 구호가 잦았던 반면, 이날 집회 때는 윤석열 퇴진에 대한 구호나 비난은 삼가하자는 발언도 있었고, '검찰개혁' 키워드에 집중하는 집회의 모습을 보였다.
#카톨릭 성모병원에서 경찰과 대치한 태극기 집회 참여자
경찰들이 움직임이 갑자기 분주해졌고, 근처에서 확성기로 항의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쫓아 따라갔더니, 카톨릭 성모병원 입구였다. 그 안에서 태극기 집회 참여자와 경찰의 대치가 있었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폭력으로 인한 연행이 진행된 것 같다. 다시, 집회 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톨릭 성모병원 근처에 걸린 현수막들을 볼 수 있었다.
#심금을 울린 가수 이은미의 라이브
오후 9시 30분 경 즈음. 가수 이은미의 라이브에 집회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었다. 아침이슬을 떼 창으로 부르는 모습은 소름이 돋기도 했다. 역시 편집이 없는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검찰개혁을 구호로 뜨거운 민심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주말 서초동 현장에 다녀오면서 짧은 생각을 정리합니다. 저는 민정수석 때나 그 이전이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습니다. 잘 생긴 법학 교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민정수석이 된 후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옆에서 국정에 동반자로서 무탈한 항해를 응원할 정도였습니다. 조국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그와 관련된 보도가 하나 둘 나오면서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만인의 생각과 이견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벌어진 기소 및 지금까지 이어지는 수사의 과정을 보면 나 또한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에 모인 민심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JTBC의 긴급토론, 양측의 팽팽한 주장에 혼란,
바로 어젯밤 JTBC 긴급토론을 시청하는 동안 어느 진영의 편이 아닌 객관적인 시청자 입장으로 양측의 팽팽한 주장을 들으면서 또 혼란은 반복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에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청문회를 바로 앞두고 기소를 할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주호영 의원 측의 주장도 그 시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조국 장관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 잘 몰랐던 저도 서초동 현장에 직접 가서 민심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싶게끔 만든 가장 큰 원인은 한 달 넘게 조국 장관의 가족에 관한 검찰의 날이 보통과 다르게 극심하게 날카롭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해야 한다는 숙어와 같이 귀에 익은 이 말은 사실, 대한민국에서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바로 엊그제 홍정욱 전 의원의 딸이 마약을 밀반입한 사실에도 영장이 기각된 걸 보면 도대체 법의 기준은 누가 가늠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조국 장관 가족과의 문제가 법 앞에서 평등하지 않다고 바라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 조국장관과 직접 관련된 위법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검찰의 수사가 종결된 후에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패널로 참여한 유시민 이사장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시나리오를 들으면서,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충실한 법조인이라고 생각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제 시선도 살짝 흔들린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윤석열 총장이 검찰청의 수장으로서 제 임무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수사해야 할 여러 문제들을 눈치없이 묵묵히 행하기 위해서도 지금의 입장은 유지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유시민 이사장의 시선은 인사청문회 전 내사자료에 의한 보고를 받고 장관 적임자로 판단하지 않았고, 법무부 장관이나 민정수석 보고와 절차를 생략하고 대통령께 직접 보고를 했다, 그럼에도 장관으로 임명된 후 확실한 죄의 입증을 위해 도를 넘는 수사과정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호영의원은 검찰이 수사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 는 말을 한 윤석열 총장에 대한 믿음이 유시민 이사장의 주장에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저는 좀 더 지켜보고자 합니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의 의견이 다수일 때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원칙일 테고, 모르긴 몰라도 법조인 출신이 아닌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것을, 무엇보다 검찰개혁을 오래 전부터 주장했던 조국이라는 인물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조국을 향한 검찰의 날보다 무서운 민심의 날
여전히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은 민심의 날은 더 무서웠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6시 40분 경 서초역에 도착했습니다. 조국 장관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던 제가 집회 현장으로 향한 이유는 민심을 확인하고 싶었고, 더불어 저 또한 그의 가족에게 향하는 검찰의 날이 넘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도착해서 직접 목격한 것은 집회현장도 둘로 나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국 구속을 외치는 사람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문재인 퇴진을 외치는 구호까지 들립니다. 태극기와 성조기는 왜 늘 함께 휘날리는지 늘 궁금합니다. 이들의 마음도 민심이라고 봐야겠지요.
서초역에서 나와 집회가 진행되는 무대 쪽으로는 이동이 어려웠습니다.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빼곡히 도로를 가득히 메운 인파, 집회의 꽁무니에서 짧게 현장분위기를 체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느낀 분위기로 민심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이긴 하지만, 촛불을 들고 모여 있는 시민들의 모습은 검찰 개혁을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담은 영상을 짧게 편집했습니다.
바로 내일,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서초동 촛불 집회의 인파를 보면서, 그 안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통령을 욕하고, 조국구속을 외치는 사람들의 외침을 들으면서 곧 모집에 의한 집회가 열릴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 집회도 민심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전쟁 트라우마를 겪는 대한민국에서 총 칼 들지 않고 치루는 전쟁은 늘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검찰개혁을 바라는 민심이 서초동 집회였다면, 내일 진행될 집회는 어떤 민심일지 궁금합니다.
평소 걷기를 좋아하고, 올해 초부터 강원도 SNS 서포터스로 활동하면서 이번 행사의 기록차 다녀왔는데요.
꼴피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여행기, PART1, 2로 전합니다.
강원도 SNS 서포터스로서 이번 팸투어에 신청, 집결지인 춘천역으로 향했다. 강원도 SNS 서포터스로 활동하면서 춘천을 가끔씩 가게 되는데, 용산역에서 ITX를 타고 춘천으로 향하는 1시간 정도의 시간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심을 벗어나 여유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춘천역에서 집결해 팸투어 여행지인 강릉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강릉 교동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걷기로 둘러본 곳은 월화의 거리였다. 월화의 거리는 강릉 바우길 6개 구간 중 5구간에 해당하는 길이며, 바우길은 강원도 사투리 바위를 일컫고,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일컫는 '감자바우'의 표현에서 딴 표기라고 한다.
비와 함께 걷는 낭만적인 강릉 바우길.
강릉 바우길은 2014년 강릉~ 원주 고속 철도의 도심구간 지화화 공사에 따라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테마가 있는 거리로 조성된 길이다.
마을의 풍경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거리라는 느낌보다는 동네 마실 나오듯 산책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낮은 담벼락의 기와집과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듯한 낡은 집이 빗소리와 함께 낭만을 더했다. 10여분 걷다가 '월화정'이라는 이름의 정각을 만났다.
월화의 거리라는 이름은 강릉 지역의 고유 설화 ‘무월랑(無月郞)’과‘연화 부인(蓮花夫人)’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했다. 그 거리의 중심에 있는 월화정은 잉어를 통해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애틋한 사랑이 담긴 설화를 기념하기 위한 정각이고, 2004년에 복원됐다고 한다.
월화정에서 바라본 남대천. 설화를 상징하는 잉어 조형물이 보인다.
애틋한 사랑의 설화 덕인지, 이 곳을 찾은 연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강릉을 가로 지르는 남대천은 동해로 흐르는 강이라고 했다. 설화의 배경인 연못지가 강 중심에 무인도 형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다리 끝에는 <여유>라는 동상이 있었다. 강원도 SNS서포터즈 활동이 콘텐츠 제작임과 동시에 내게는 여유였다.
월화의 거리에서 중앙성남시장으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롬바드 거리를 연상케하는 구불구불한 거리가 있었다. 그 거리 주변으로 커피숍과 편의점이 있는데, 월화역의 이름을 가진 편의점이 인상적이었다.
월화의 거리는 인생사진을 촬영하기 좋은 스팟이 많았다. 볕 좋은 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월화의 거리를 다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중앙성남전통시장
강릉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팸투어 측에서 준비한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오후 2시 30분 부터 30여 분 가량 주어진 자유시간. 전통시장 안을 둘러볼 시간이었는데, 배가 불러 맛을 체험할 수 없었다. 눈으로만 요기했던 맛집을 소개한다.
우선, 시장에 들어서자 한 줄 길게 늘어선 대기자들이 시선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육쪽 마늘빵.
맛을 체험하지 못했으니 사진으로만.
제일 먹고 싶었던 대게 그라탕.
일본 불매 포스터로 시선을 끈 수제 한과집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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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 있는 반면, 같은 음식인데도 손님이 없는 가게가 있었다. 맛이 그렇게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점은 다 이유가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맛은 기본이고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태도였다고 판단했다. 길게 줄 선 가게의 손님들에게 짜증을 내는 상인의 모습도 보였고, 호객행위를 하는 점원의 바르지 못한 태도도 목격했다. 손님이 많은 가게는 다 이유가 있다.
첫 날 마지막 투어의 장소는 테라로사 커피 박물관이었다. 커피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나에게는 인상적인 투어 코스였다.
강릉이 커피로 유명한 도시라는 사실을 이번 투어를 통해 처음 알았다. 테라로사 커피 박물관은 커피와 관련된 자료의 수집과 더불어 고품질 커피를 찾아 떠나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로드 다큐멘터리 영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물관 내에서 촬영이 허락된 커피 글라인더 수집관.
커피를 매개로 제작된 작품이 박물관 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커피 박물관을 둘러보고 한 잔의 커피 시음의 기회를 얻었는데, 역시 커피 맛을 모르는 내게는 '쓰다' 로 정리. 향은 역시 좋았다. 많은 걸음을 하지 않았지만, 비와 함께 걸은 투어의 피로를 잠시 잊게하는 여유의 시간이었다.
박물관 내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기록은 못했으나, 일정 시간에 직원의 안내에 따라 테라로사 커피의 생산 공정 및 커피의 역사와 골동품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과 더불어 아트샵을 운영하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강릉 여행 시 꼭 둘러볼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팸투어가 그런 것 같다. 짧은 시간에 둘러 보는 일정이라 이곳도 가족과 함께 다시 한 번 찾아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테라로사 방문이 팸투어 첫 날 일정의 마지막이었다.
1인 미디어이자 크리에이티브 영상콘텐츠 제작 프로덕션을 운영중인 꼴찌PD의 미디어 놀이터 꼴찌닷컴.
학창시절 꼴찌의 경험을 잊지 않고, 느린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세상에 꼴찌를 가늠하는 기준만 있을 뿐, 꼴찌에게도 열정과 저마다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콘텐츠로 만들고 기록하는 블로그.
제보 및 제휴 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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