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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감탄사 절로 나는 운길산 수종사의 500년 된 은행나무

안녕하세요.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지난 4월 8일 일요일, 운길산 산중에 있는 수종사에 다녀 왔습니다. 동네 이웃사촌 형님께서 봄 나들이를 제안하셨습니다.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 나들이 한 번 못했기에 잘 됐다 싶었죠. 양평에 위치한 운길산 수종사는 산을 오르기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고, 주변 경치가 좋아 가족과 함께 봄나들이 하기에는 아주 좋은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만에 절 밥도 맛보고, 맑은 공기도 가슴에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운길산 수종사 내에 있는 수명 500년의 은행나무였습니다. 묘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착각할 정도로 웅장하고  그 앞에서니 절로 겸허해지더군요.  

운길사 수종사,생각하는 꼴찌의 이야기가 있는 여행 스케치 시작합니다.

 

오전 11시 30분 경. 운길산 수종사에 도착했습니다. 차량으로 절 입구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수종사는 운길산 중턱에 있는 작은 사찰이었습니다. 높이 4~5미터 정도 돼보이는 미륵사지 석불이 우리를 고즈넉하게 맞이하는 것 같았습니다.

 

 

 

등산의 매력을 충분히 알면서도 나태한 육신때문에 자주 찾지 못한 자연을 접할 때면 저절로 겸허해 지는 것 같습니다. 웅장한 부처상 앞에 서니 표정과 손 모양에 대한 의미는 잘 모르겠어도 욕심과 시기는 버리고 살아가라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가 감상에 젖어 있을 때 형수와 아내는 셀카놀이 작렬! (▼ 사진)

 

바빠서 또는 게을러서 나서지 못하는 걸음도 일단 밖에 나오면 동심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기억을 위한 기록을 남깁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기때문에 신(神)을 찾고 종교를 갖는 것이겠지요. 산길 가장자리에 듬성듬성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웃집 형님의 첫째 아들이 돌을 쌓습니다.

 

 

 

돌 쌓는 게 서툴지만, 큰 돌 작은 돌 쓰러지지 않게 쌓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느낌 좋습니다. 이 아이는 돌을 쌓으면서 무언인가를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돌 쌓는 것 자체를 즐길 뿐이지요. 하지만, 세상은 사람은 나약하게 만들고 나이를 들게 하면서 무언가에 기대고 의지하게 만듭니다.

 

사찰의 본당에 들어서는 불이문(不二門)에 도착했습니다. 검색에 의하면 불이문(不二門)의 뜻은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것에 유래한다고 합니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삶과 생, 만남과 이별이 둘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이는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해탈과도 같아 이 불이문을 해탈문이라고도 한다네요.

아이들에게 절에 들어서면서 문을 지나설 때는 두 손을 모으고(합장) 반배를 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알려준대로 두 손을 모으더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쌩큐!"

라며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를 따라하더군요. 부처도 웃으셨으리라 믿습니다.

 

 

수종사 불이문을 지나 조금 걸어 올랐갔더니 남한강 전경이 펼쳐집니다. 여행의 참 맛은 이런 눈요기에 있는 것이겠죠. 가슴이 트이는 절경이었습니다. 현 위치를 알리는 팻말이 있었고 경도 위도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수종사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절에 향기를 맡습니다. 산 내음, 풍경소리, 바람을 적어 놓은 기왓장 들. 무엇 하나 느낌 없는 것이 없습니다. 어렸을 적 엄마 손에 이끌려 산 중턱까지 헉헉거리며 오르던 기억이 세월이 흘러 좋은 추억으로 남듯, 그 날의 수종사 느낌도 한 해 두 해 지나 좋은 느낌으로 간직될 것 같습니다.

원효대사가 비를 피하러 동굴에 들어갔다가 어두운 곳에서 달게 마신 물이 날이 밝아 확인한 결과 해골에 담긴 물이었다는 일화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수종사가 원효대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수종사 대웅전에는 원효대사의 일화를 연상하게 하는 그림이 그려져있답니다.

 

아담하고 작은 사찰 구석구석에 예술적 혼이 많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 수종사 오층석탑을 볼 수 있는데요.

석탑이라고 하면 불국사 나 월정사 와 같은 큰 사찰의 문화재만 떠올리는데, 수종사에는 경기도 지방 유형문화제로 지정된 수종사 오층석탑이 있습니다. 안내문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많이 만들어졌던 팔각다층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석탑으로 안정된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문화 예술적 감각도 다른 나라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국의 어느 사찰에서나 사람의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가 있죠. 바로 풍경소리입니다.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울림 작은 종소리를 듣노라면 아무런 이유없이 기분이 좋아집니다.  

 

기왓장이 담벼락처럼 쌓여있는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기왓장에는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짧은 글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감탄사 절로 나오게 하고 절로 겸허하게 하는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수명이 500년이 된 은행나무라고 합니다.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운길산의 중심 역할을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선물한 풍경이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작아 보였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욕심과 이기에 사로잡혀 할퀴고 꼬집으며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나무는 항상 제 자리에서 500년 동안 그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갈래갈래 뻗은 나뭇가지를 허투로 볼 수도 있지만, 나름 감상에 젖어 바라보면 하늘과 땅을 향해 손을 뻗고 두툼한 허리로 지탱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찾아오는 하찮은 사람들을 반기는 듯한 손짓. 제 앞에 서면 작은 생물에 비할 것 없는...

조금 더 전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몇 십년 만에 먹어 본 절밥과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볼거리 많은 카페 소개는 다음 주 토요일에 이어가도록 할게요.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