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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우리 아이 습작스캔들 - 소풍 편

안녕하세요. 블로그 꼴찌닷컴의 생각하는 꼴찌입니다.

며칠 전 KBS 명작스캔들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신사임당이 그린 그림에 대해 수박이 여성의 자궁을 의미하고 수박씨를 먹는 두 마리의 쥐가 자식을 의미한다는 내용을 패널들이 설명하는 것을 시청한 적 있습니다.

명작스캔들은 문화에 대한 고찰과 해석을 통해 교양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세상의 아빠들에게 아이가 그린 그림을 통해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감성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창의적이라는 것 아시죠?





   
지난해 <꼴찌가 일등 아빠되기>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아이의 성장과정과 육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놀이가 교육이라고 생각하면 많이 놀아주려고 애쓰기도 했습니다.하지만, 아이와 놀아주는데도 큰 인내가 필요하더군요.  

그런데, 모든 인내에는 달콤함이 묻어있나 봅니다. 조금 힘들고 짜증나도 아이와 놀아주고 나면 행복감을 맛볼 수 있으니까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언젠가 제 블로그를 통해 밝힌바 있지만, 저는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무척 서툴답니다. 유치원 다닐때 미술시간에 겪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지워지질 않아서일까요?

" 넌 사람 팔을 왜 이렇게 길게 그렸니? 몸은 이게 또 뭐야... ㅠ.ㅠ)"

그 당시, 철봉에 매달린 사람을 그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팔이 늘어지게 그렸습니다. 아마도 철봉에 사람이 매달리면 팔이 늘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요. 유치원 선생님은 제 상상력을 허락치 않으셨습니다. 

그런 씁쓸한 기억때문인지, 제 딸 아이는 그림을 잘 그렸으면 하는 바람에 일주일에 한 번 미술학원에 보내고 있는데요. 집 구석구석 붙여놓은 아이의 그림이 찌든 일상에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거실 창문에 붙여 놓은 아이의 그림에 대해 제가 묻고 아이가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의 엉뚱한 생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실 준비!!!^^ 

자! 본격적으로 딸 아이가 구로구 미술로 생각하기 학원에서 그린 습작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벌레들이 꽃들 아프게 하는 거 다 잡아먹으라고 그린거야"



그림 속 웃고 있는 벌레들! 

벌레들이 꽃을 시들게 하는 나쁜 것들을 잡아 먹는다?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먼저 흐뭇해진 것은 사람이나 벌레나 웃는 표정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가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동안 선생님과의 관계라든가 당시의 호기심과 심리상태가 밝았기 때문이겠지죠.(사실은 평소에 정말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천방지축이라서?) 

그런데, 아이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벌레를 그린 의미가 재밌습니다

생각하는 꼴찌 : 벌레 세 마리는 어떤 의미야?
딸               : 꽃들이 시들지 말라고 벌레를 그린거야.
생각하는 꼴찌 : 꽃들이 시들지 않는게 벌레랑 무슨 상관이야?
딸               : 벌레들이 꽃들 아프게 하는 거 다 잡아먹으라고 그린거야 
 
 


넘 예쁘더군요. 지어낸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아이의 감성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나비 두 마리는 친구 사이인데, 아이는 꽃밭에 나비 나 잠자리가 없으면 사람들이 꽃을 밟거나 발로 뻥 찰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더군요. 피해의식이 조금 있는 걸까요? 아니면 아이의 시선에 어른들은 약한 것들을 괴롭히는 존재로 여겨진 것일까요? 넘 확대해석 하는 것이겠죠?





잠자리는 왜 한 마리 그렸냐고 물었더니... 자리가 없어서랍니다. ㅡ.ㅡ"




아이가 해를 반 밖에 그리지 않은 이유?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가 인상 깊었던 대목인데요. 다음 화에 소개할 그림에는 해가 둥그렇게 전체가 그려져있는데, 이 그림 속에는 해가 반만 그려져 있는 거에요. 그래서 딸에게 물었죠. 

생각하는 꼴찌 : 아니 왜 해가 반만 나와있어?
딸                 : 왜냐하면, 해가 많이 나와 있으면 햇빛이 뜨거워서 꽃이 시들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 


이 대목에서 논리적으로 광합성을 이야기 하고 양분이 필요하니 뭐 이 따위의 설명을 해주고 싶은 맘이 없더군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아이의 시선과 생각을 그대로 전달받는 것이 스트레스로 찌든 저의 뇌를 맑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여러 송이의 꽃 모양이었는데요. 색깔만 다를 뿐 모양새는 거의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이 꽃들의 이름이 아카시아, 개나리,무궁화, 등 등 여러가지 꽃 이름을 말하더군요.

"지금 막 지어내는 거 아냐?"

순간,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어느 프로에서 아이가 파도 위에 집을 그린 그림을 부모가 어떻게 파도 위에 집이 있을 수 있냐며 버럭 화를 냈다고 합니다. 전문가는 그런 부모의 시선과 기준이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아이의 창의성을 저해한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그림에는 정답이 없는 것입니다. 아이가 정한 이름이 그 순간에는 꽃의 이름이 되는 것이겠죠.



 
그림 속 여자는 제 딸 아이라고 합니다. 역시 피는 못 속입니다. 팔과 몸이 제가 유치원 시절에 그린 그림과 흡사 비슷합니다. ㅋㅋㅋ 뭐 어떻습니까. 여기서도 아이는 웃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의 그림을 풀샷으로 볼 때 흐뭇한 점이 바로 사람이든 벌레든 웃고 있다는 것이고 해를 숨겨가며 꽃을 생각하는 아이의 배려가 기뻤던 것입니다. 

제가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은 30분 남짓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허락을 받고 자기가 그린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을 촬영하겠다고 했습니다.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면서 행복이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유투브 링크 : http://youtu.be/DRaNHTMJU6Q


글을 마치며...

씨클라우드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싱어송 라이터 닭털앤조리님이 자신의 1집에 수록된 <머물고 싶은 천국>이라는 곡의 음원을 허락하셔서 영상에 사용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작은 프로덕션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놀아주지도 못하고 자는 모습만 봐오다가 30분 정도 아이와 함께 했습니다.

아이는 그 시간이 재밌었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아이의 엉뚱한 상상과 생각들로 제가 아이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술을 통해 생각해보는 명작스캔들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나름 콘텐츠로 만들어봤는데요. 어떠셨나요? 뇌가 조금 말랑말랑 해진 것 같으신가요?

아빠의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습작스캔들 2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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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베스트에 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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