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에서는 그 동안 방송된 23편의 에피소드 그 후의 이야기를 연출자의 인터뷰와 나래이션을 맡았던 연예인의 인터뷰를 섞어 가며 당시의 감동을 다시 전해주었는데요.

죽기전에 해야 할 일 한 가지가 진한 감동의 이야기 한 편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보는 것이기에 방송을 모니터하면서 전해오는 울림이 남달랐습니다. 특히 망막 질환으로 두 눈의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씨 이야기는 전작을 감상하지 못한 채 알게 된 사실이어서 더욱 충격이었고, 딸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기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콧잔등이 시큰해졌는데요. 


딸을 위해 라면을 끓이는 장면을 볼 때는 아내와 딸 몰래 눈물을 훔치느라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지난 밤 방송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아이를 문화센터에 맡긴 채 업무를 보러 다니는데 문화센터에 가기 싫다는 딸의 의견을 받아들여 하루 종일 딸바보가 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놀아주는 일이 참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ㅠ.ㅠ)

비가 오는데 씽씽카를 타고 싶다고 졸라대는 딸을 보면서 아이의 뇌구조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인거죠.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제가 어렸을 적에는 딸보다 더했다고 하더군요. 동네 아저씨들이 저와 총싸움 놀이를 자주 하셨다는데요. 아저씨가 손을 겨누며 총쏘는 흉내를 내면, '빵야!' 소리에 흙탕물을 뒹굴며 죽는 흉내를 내서 온 동네 아저씨들의 엔돌핀 충전을 도맡았다고 합니다. 

우산을 들고 집 앞 놀이터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씽씽카를 열심히 타던 딸이 느닷없이 이상한 말을 합니다. 

"아빠! 빨리 달리는 게 늦게 달리는 것이고, 늦게 달리는 사람이 빨리 달리는거야! 그리고, 예쁜게 안예쁜거고, 안예쁜게 예쁜거야. 꼴찌가 일등이고, 일등이 꼴찌인거야!" 

무슨 깊은 산사에서 생활하시는 노스님께서 선문답을 건네는 것도 아니고, 만 5세의 어린애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당췌... 

어느 별에서 왔니? 묻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블로그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포스팅한 바 있듯이 이런 순수하고 답없는 제 멋대로의 상상력이 아빠의 딱딱하고 굳어진 뇌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꼭 안아주고 볼에 뽀뽀세례를 했습니다. 

비 오는 놀이터에서 그리 오래 놀지는 못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지금 세시인데 왜 이렇게 깜깜해?" 
"오늘 햇님이 슬픈가봐..." 

뭔가 튀는 상상력으로 아이를 재밌게 해주려고 했지만, 이렇게 밖에 대답해줄 수 없는 딱딱한 뇌를 가진 아빠는 술푸고(?) 싶었답니다. 

 
틀을 깨는 아이의 상상력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서 생기는 것이겠죠.
그 이야기들이 모이면 생각지도 않은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하는 꼴찌 www.kkolz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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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여강여호 2011.05.01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선문답입니다.
    세상에 물들지 않은 아이이기에 가능한 말이 아니겠나 싶어요...

  2. Favicon of http://kingo.tistory.com 하늘엔별 2011.05.01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와 놀아주셨군요.
    사시은 아이가 꼴찌님과 놀아준 것인지도 모르지요. ^^

  3. Favicon of http://blog.daum.net/aracsi aracsi 2011.05.01 0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살이 50살이 돼도 모르는 것을 알고 있네요..
    예쁜아.. 딱! 요대로만 커다오~~!!

  4. Favicon of http://blog.daum.net/phjsunflower 꽃집아가씨 2011.05.01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과 어울린다면 정말 좋은 아빠죠^^
    정말 이쁜 아이네요^^ 이렇게만 커주렴^^

  5. Favicon of http://chamstory.tistory.com/ chamstory 2011.05.01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그렇게 성장하는 가 봅니다.
    아빠의 자상함이 안이게 행복과 창의성을 키워주리라 생각됩니다.

  6. Favicon of http://marketing360.tistory.com 미스터브랜드 2011.05.01 1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때로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스승인 것 같습니다. 무한한 상상력 말이죠.

  7.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11.05.01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대단한 현답임더.......

    잘 보고가요. 즐거운 5월되세요ㅣ.

  8. Favicon of http://daredreamdo.tistory.com 클라라YB 2011.05.01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등이 꼴찌고 꼴찌가 일등인거야.. 라니..
    따님이 다 컸네요^^

  9. Favicon of http://redtop.tistory.com 더공 2011.05.01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정말... 저도 머리가 굳었나봅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하면 되는데 말이죠. ^^

  10. Favicon of http://vivafrica.com 마사이 2011.05.01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꼴찌님 안녕하세요?
    오래만에 블로그 재개하고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가슴이 훈훈해 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따님과의 대화속에 뭔가 표현못할 뭉클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11. Favicon of http://transartist.tistory.com 토To 2011.05.01 2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크면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ㅎㅎ

  12. Favicon of http://harangmom.tistory.com 하랑사랑 2011.05.02 0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로 지난 주말은 햇님이 아주 많이 슬펐나봅니다.
    구름이랑 소리내서 싸움도 한 것 같더라구요 ㅋㅋ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ismadame 파리아줌마 2011.05.02 2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포스팅보며 든 생각~~
    꼴찌님 빨랑 방송국으로 복귀하셔야되는데~~^^
    유튜브 동영상보고 뭉클했답니다.

  14. Favicon of http://leebok.tistory.com 빨간내복 2011.05.03 0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잔잔한 이야기지만 마음이 참 따뜻해지네요. 일등이 꼴찌고 꼴찌가 일등이라는 말.... 참 대단합니다.

  15. Favicon of http://www.replicahandbagsllc.com/hermes-handbags-c-640.html vaelun 2011.05.05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를 섞어 가며 당시의 감동을 다시 전해주었는데요.

  16. Favicon of http://mommamia.tistory.com 애플팝 2011.07.01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후 1개월된 아이가 놀아주라고 칭얼대도 힘들어 죽겠는데...

    정말 마음을 다시 다잡아야 겠습니다. 아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