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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이와 함께 단어 조합으로 이야기 만들기

이글은 2011년 1월 28일에 발행된 글입니다 



지난주
잠 못 드는 아이와 글짓기 놀이 포스팅에 이어 단어와 관련된 글짓기 놀이인데요. 금요일마다 육아 관련 포스팅을 하고 난 후, 이런 놀이도 괜찮겠다 싶어서 아이와 함께 단어 조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놀이를 해봤습니다. 모든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아이도 언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는데요. 아빠와 딸이 3개의 단어를 제시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 시작합니다.



지난주에 잠 못 드는 아이에게 눈을 감고 마음 속에 하얀 도화지가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했습니다. 단어를 제시하며 그림을 그리고 그 단어로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에 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그 포스팅에 대해 몇몇 분들이 좋은 내용이라 격려를 해주셨는데요. 사실, 매번 아이가 이 놀이에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아빠가 아이와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놀이에 참여하게 하는 기술도 중요한데요. 나름 터득한 기술로 아내가 외출한 사이 아이와 함께 놀이에 들어갔습니다.  


 아이와 무슨 놀이를 할까 생각하다가 각자 3개씩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자고 아이에게 제안했습니다. 물론, 아이는 재미없다며 컴퓨터 하게 해 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나름 수 년 동안 아이 달래기를 위해 닦아 온 실력이 있어 안아주고 뽀뽀하고 일단 놀이에 참여하게 하였습니다. 


1. 각자 세 단어를 제시하기! 

일단, 이야기의 소재가 될 바다라는 공간을 제시하면서 바다, , 공주 이렇게 세 단어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딸에게 떠오르는 단어 세 개를 말하라고 했습니다. 딸은 물고기, 왕관, 왕자라고 말하더군요. 이제 서로 제시한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어갔습니다. (제가 제시한 단어는 빨간색, 딸이 제시한 단어는 파란색으로 표기하겠습니다.)


'왕자공주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왕자왕관바다로 떨어졌습니다. 물고기들은 왕관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고 나서 아이가 제시한 단어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우리 딸이 생각한 단어로 문장을 만들었네!~~" 

이러면 아이에게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동기를 유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이야기의 얼개를 미리 짐작하고 주제가 될 단어 제시하기

각자 제시한 3개의 단어가 문장에 다 포함되었으니, 또 3개씩 더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이미 아이는 글짓기를 놀이로 생각하고 있는 듯 불평 없이 집중하고 또 다른 단어를 제시했습니다. 중요한 건 아빠가 먼저 이야기의 얼개를 짐작하고 제시하는 단어 속에 이야기의 주제가 될 단어를 포함하는 입니다. 

이어서 제가 제시한 단어는 고래, 거북이, 전쟁이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산, 상어, 문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제가 전쟁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는 제일 처음 이야기의 시작에 딸이 제시한 왕관이라는 단어를 소재로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딸에게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던 것이죠. 그런데, 제가 조금 난감했던 것은 아이가 제시한 '산' 이라는 단어였습니다. 마음속으로 바다이야기 하자는데 왜 산을 제시하는지 아이의 상상력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이야기는 묘하게 흘러가더군요. 이야기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상어가 나타났습니다.

"이 왕관바다왕자! 상어 내가 갖겠다!"

상어는 빛나는 왕관을 갖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러자, 바다에서 제일 느리고 나이가 많은 거북이가 말했습니다.
 
"상어야! 이 왕관은 나이가 제일 많은 내가 가져야 한단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어가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머리카락이 없으니까 이 왕관은 내가 가져야 한다!"

바닷속에 왕관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쯤 되면 아이는 한 권의 동화책을 읽듯이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그런데, 대략 난감한 상황은 아이가 제시한 '산'이라는 단어를 이야기에 넣지를 못했습니다. 그때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빠! 산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딸 아이는 생각지도 않게 후속편을 만들 생각까지? ㅎㅎ 딸이 처음에 '산'이라는 단어를 제시한 것은 우연이지만, 이야기는 공교롭게도 바다와 산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고, 아이에게 욕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제는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꼴찌는 놀이를 통해 아이에게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인데요. 아이와 함께 놀이를 통한 육아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귀찮고 짜증 날 때가 많을 때도 많죠. 하지만, 아빠와 함께 놀며 자란 아이들이 감성교육 측면으로는 더 뛰어나고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상 생각하는 꼴찌의 단어 조합으로 아이와 함께 이야기 만들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