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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폭등으로 다시 찾아 온 까치와 이별해야 할 사연





"오빠! 이리와 봐~"

작업 중인데 아내가 급한 목소리로 호출합니다. 아내가 부른 이유는 전셋값에 관한 인터넷 기사 때문이었는데요. '전셋값이 1억이 올라 부동산에 찾아갔더니, 1억 올린 것도 주인이 봐줬다' 는 내용의 기사를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애써 표정관리는 했지만, 올 3월이면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라 남 일 같지가 않더군요. 공교롭게도 어제 집주인 아저씨께 새해 인사도 드릴 겸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00 아파트 세입자입니다..."
"......"


이사하고 2년 만에 처음 전화했으니 기억 못 하실 만도 합니다.  
다시 천천히 말씀드렸더니 누군가 했다며 인사를 받으셨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인사도 드릴 겸 전세 만기라 전셋값을 올려 드려야 하는지, 이사해야 할지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 "아... 계약이 언제까지 지요?"

- "네...올 3월 입니다만... 만약 전셋값을 올리셔야 한다면 2달 정도만 여유를 주셨으면 하구요..."

아내는 3월이면 전세값과 이사비용이 많이 들어 집 구하기가 어려우니 4~5월경에 하자고 미리 얘기했고, 집주인께 그렇게 부탁을 한 거죠.

- "음...그 동네 전셋값이 올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 "아...네. 저희가 덕분에 이 집에서 조용히 잘 살아서요. 전셋값 배려만 해주신다면 집도 깨끗이 썼고 몇 해 더 살았으면 해서요..."


2년 동안 수없이 시끄럽게 싸웠지만, 집주인께는 조용히 잘(?) 살았다고 말씀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수화기를 통해 전해지는 집주인 어르신의 목소리는 뭔가 생각이 많으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 "음... 일간에 내가 한 번 찾아 가리다..."
- "아...네..."

입장을 바꿔서 내가 집주인이라도 주변 전세값이 몇천만 원씩 오르는데, 인연이라고는 전세계약할 때 잠깐 본 사이의 부부에게 아무 이유 없이 배려를 해줄리는 없을 것입니다.

도대체 전세값이 왜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걸까요?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어쩌면 이사를 가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드니 떠오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 봄에 까치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에어컨 실외기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을 아내가 목격하고 난 후 잠깐 실랑이를 벌인적이 있었는데요. 까치집을 없애느냐? 집을 짓게하느냐의 문제였죠.  



결국, 까치가 우리집에 집을 짓는것도 다 이유가 있는것이고, 우연이 아닌 것이라고 아내를 설득해서 까치집을 철거하는 일은 막았는데요. 그 때 까치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까치가 알을 한꺼번에 낳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낳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이에게는 까치를 눈 앞에서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까치들이 다시 이웃집 실외기에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나뭇가지를 나르고 있는 까치를 한 두 마리 발견할 수 있는데요.

어제는 작년에 지어 진 까치집에 까치 두 마리가 둥지에 찾아온 걸 아내가 목격했다고 하더군요. 작년에 살던 까치일리는 없지만, 작년에 까치집 짓게 해줬는데 좋은 소식은 안전해주고 전셋값 올라간다는 소식만 전해주는 것 같다며 볼멘 소리를 합니다. 


까치가 피해를 주는 조류로 인식돼서 까치집 철거 작업에 관한 뉴스를 종 종 듣는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집 없어 힘들어 하는 건 마찬가지인가봐요^^  

각설하고,

전셋값이 1억 올랐다는 기사는 특정 지역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전세 대란인 것 같네요.

집 깨끗하게 썼는데, 집주인 어르신의 배려를 기대할 뿐입니다. 
전 까치처럼 배신 안해요.^^ 복 받으실 거에요. 어르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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