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새해 오전 6시.
어머니의 손이 바쁩니다.
손으로 빚은 만두와 방앗간에서 준비한 가래떡, 그리고 돼지 목살을 삶아 푸짐한 아침을 준비하시고 계십니다.
매 년 1월 1일이면 온 가족이 모여 동해 바다에서 일출을 맞이했지만, 몇 해 전부터 아버지께서 다리가 불편해 지난 해부터 아버지의 일터 앞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합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눈 덮인 고향 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예쁩니다.
구름사이로 여명이 밝기 시작합니다.
새해 첫 일출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표정이 다른 때와 사뭇 다르게 젊습니다.
아침 준비하던 어머니는 어느새 두 손 모으고 아버지와 같은 방향을 봅니다.
사랑하는 두 여인도 감기는 눈을 치켜세우며 해를 기다립니다.
아버지와 함께 늙는 복순이도 해를 기다리는걸까요?
드디어 구름 사이로 미소를 건네는 찬란한 태양!
아버지의 목젖이 위 아래로 움직입니다.
당뇨병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도 오늘만큼은 이웃 아저씨와 함께 막걸리 한 잔을 비우십니다.
금새 태양은 자리를 바꾸고 있습니다.
앙상한 자두나무도 어느 순간 싹이 트겠지요.
만둣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더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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