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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이패드 오타로 많은 사람 배 아프게 한 사연




어제 후배가 집에 찾아왔어요. 창작하는 꼴찌라는 아이디로 가끔 꼴찌닷컴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후배인데요. 얼마 전, 단편소설을 공모전에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 뭔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을까? 함께 고민하자고 만났죠.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후배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자랑하듯 "형님! 결국 질렀습니다." 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후배가 들고 있는 것은 트위터에서 말로만 글로만 눈으로만 보고 듣던 아이패드였습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도 아이튠즈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을 정도로 신기술 울렁증이 있는 제게 아이패드를 눈앞에서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은 딸이 어린이집에서 소풍 가기 전날 밤 설렘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나의 그런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후배는 의기양양하게 아이패드의 이런저런 어플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후배의 해맑은 표정이 얄미울 정도로 빨리 만져보고 싶었죠. 순간, 지름신이 내 측두엽에 강림하셔 이성을 마비시키고 당장에라도 애플빠에 합류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아이패드를 만져보는 순간, 막상 아이패드를 받아보니 신기술 울렁증인 제가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남들은 아이패드로 책도 읽고 잡지도 읽고 게임도 한다는데 전 고작 트위터에 접속하는 일 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트위터에 접속해서 짧은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후배가 아이패드를 질렀네요"   

그런데, 글을 남기고 잠시 후 제 아이폰에 트위터 댓글을 알려주는 푸쉬기능으로 인해 진동이 시작됐습니다.


아이파크? 이게 무슨 말이지...? 궁금했습니다. 그 때 뒤통수를 스치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폰으로 제가 남긴 트윗을 확인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전 분명 '후배가 아이패드를 질렀네요'라고 글을 남겼는데, 트위터에는

"후배가 아이파크를 질렀네요" 라고 글이 남겨 있는거에요.


 아마도 아이패드로 접속했던 트위터에 자동수정기능이 설정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동갑내기 친구들 모임인 버미당 부당주가 RT로 남긴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댓글과 RT가 연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을 배아프게 했더군요. 트위터에 올라 온 댓글 중 갈무리 해봤습니다.

@bramanus 후배분이 재벌이신 듯 ㄷㄷㄷ / 오타였군요.
                  열받아서 타워팰리스지를 뻔.
@wonssang 난 롯데캐슬 지르고 싶다.ㅜㅜ
@dajoa75    여기서 아이언맨 얘기하면 지는거다
@jyna1984   아이파큰가요 아이패든가요? 전 너무 궁금합니다ㅋㅋㅋ 두개다 정말 재벌이시군요.ㅋ
@powerpyw  (후배와 껍데기 집에서 껍데기 먹으며 올린 사진을 보고)
                   아이파크 샀으니 지금은 현금이 없겠지 ^^
@JE_99        친구분 성함이 혹시 부루스웨인?
@loveairr      와우.. ㅎㅎ 아이파크 왠지 엣지있는데요.
@manua1     오타 한 번 돋네요.. 갑자기 눈이 번쩍 ㄷㄷ

아이패드의 오타 헤프닝으로 잠깐 웃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 이웃블로거의 글을 인용하자면 '삶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늙었는지 가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현재 나이에 지금 무엇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요즘은 머리속에 콘텐츠 기획으로만 가득한데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재미난 발상을 계속 꾀하다보면 아이파크에서 사는 것보다 더 멋지고 느낌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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