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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피도 눈물도 없는 류승완 감독! 관객 화나게 하다

얼마 전, 영화관에서 한 편의 30초 티저예고를 보았습니다. 예고편을 통해 개봉하자마자 관람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2006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사생결단]의 두 주연 배우 황정민과 류승범이 투 톱 공격수로 나서고, 게다가 배우 김혜수의 연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엔돌핀 전도사 류해진이 미드필더로 짜여진 삼각 편대. 심지어 배우 마동석, 송새벽, 정만식의 국가대표 조연배우들의 수비.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피도 눈물도 없는(?) 류승완 감독.
 

골은 터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몇 골이나 터질까요?



프롤로그부터 암울한 뉴스로 시작합니다. 며칠 전 영화 <심야의 FM>을 감상하면서 사회부적응자 연쇄살인범으로 인해 불편했던 심기가 가라앉을만 하니 또 초등학생 연쇄살인에 관한 뉴스로 영화 시작부터 속을 뒤집히게 합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가 경찰에 쫓기다 대치하는 장면에서 강한 총 소리 효과음과 동시에 뜨는 타이틀 부.당.거.래!
  

 여중생 토막살인 사건으로 전 국민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큰 이벤트가 필요했습니다. 이벤트 제작을 위해 검찰, 경찰 조직 그리고 진짜 조직(?)이 구정물 냄새 나는 큰 이벤트를 만듭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대 조작! 무조건 범인 만들기 프로젝트!!!  


연출하는 경찰! 각본쓰는 검사! 연기하는 스폰서!

검찰,경찰,부조리한 조직 사업가 이 관계가 얽히고 섥힌 먹이사슬 관계로 비춰지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점이 바로 이 관계가 우리 사회의 단면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부당거래>라는 영화제목에서부터 이 사회 구석의 비리를 비꼬려고 작정한 듯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경찰대를 나오지 못하면 진급이 힘든 강력반 형사를 통해 학력지상주의를 비꼬고, 쾌쾌묵은 정경유착을 검찰과 스폰서로 빗대어 불철주야 고생하는 정직과 신뢰의 검사님들을 가시방석에 앉힙니다.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자리'라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하길래 저마다 소중한 인격체를 비린내나게 만드는 걸까요?

경찰대를 나오지 못한 강력반 형사에게는 며칠 씩 갈아입지 못해 담배냄새 찌든 점퍼와 빛 바랜 청바지 보다는 어깨에 빛나는 계급장 달고 잘 다려진 정복을 입는 것, 그것이 이상이고 삶의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사회는 목표를 위한 과정보다 무조건 결과를 중요시 한다는 것을 영화에서는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조건 범인이 있어야 돼" 이 짧은 한 마디의 대사.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이를 좋아하는 정신지체 장애인을 범인으로 몰려고 했던 시골 형사의 주먹구구식 수사방식이 그러한 예일 것입니다.
술만 취하면 '삶은 연극이고 하루 하루 무대위에서 사는 광대와 같다'며 하루를 연기하며 캐릭터에 충실하라는 선배의 말씀이 스쳐 지나갑니다. 하지만, 연기력 약한 사람이 원칙과 소신을 져버리다가 융통성없는 바보가 되곤 하지요. 

영화의 줄거리는 30초 티져 영상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스포일러 보다는 직접 감상하고 느끼시라는 측면에서 내용은 생략합니다. 동연배인 감독 류승완님에 대해 개인적인 느낌을 짧게 정리 할까 합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빼놓지 않고  감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영화에 베어있는 유쾌함과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의 화려한 액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직접 영화 <짝패>에 출연해 대역없이 액션씬을 소화할 정도로 액션영화를 잘만드는 감독으로는 손꼽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그런데,영화 <부당거래>에는 화려한 액션이 없습니다. 그리고 위트와 재치도 없습니다.

요즘 입만 열었다 하면 관객들을 웃게 하는 송새벽이라는 카드를 쓰면서도 감독은 특유의 위트와 재치를 발휘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만큼은 진지하게 이야기로 승부를 걸고 비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런 진지함이 영화 전반을 지루하게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면에서 류승완 감독은 그의 재치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저를 비롯해 많은 관객들과 적합하지 않은 부당거래(?)를 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에는 찐득찐득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 <부당거래>에서 황정민, 류승범 투 톱의 공격수와 박지성을 닮은 류해진의 미드필더보다 더 인상적인 선수가 바로 마대호 역의 배우 마동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비하던 이민성이 중거리 슛으로 역전승을 이뤘던 한 일전을 연상시키듯 배우 마동석은 영화에서 조연으로서의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심야의 FM>에서의 어리숙한 스토커 역할과 완전 다른 듬직한 형사역을 제대로 소화해 냈습니다. 이 영화에서 꼴찌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시퀀스가 마대호의 죽음이었고, 감독은 마대호의 죽음을 통해 분명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독의 의도가 있으리라 짐작함에도 너무 잔인한 설정이었고, 구정물 냄새 나는 사회의 단면에 인간의 관계에서까지 그렇게 비참하게 그려야 했을까 의문이 남기도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냉정하며, 믿음과 신의도 한 순간의 돌발상황에 엇갈리고 더럽게 꼬일 수 있다는 사실?...     

영화는 큰 감정이입 되지 않는 반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반전이 관객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영화 속 대사처럼 '줄기'와 '뿌리'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무리 성한 줄기라도 뿌리가 썪으면 그 식물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진다는 진리.
 
마지막으로 항상 주장하듯 '영화는 관객의 것'이기에 살아온 배경과 환경에 의해 같은 영화가 다르게 해석되고 이해될 것입니다. 내가 재밌어한 장면이 남에게 지루한 이유가 그런 배경 때문이겠죠. 극장 밖을 나오면서 담배를 한 모금 깊게 삼키고 내뿜으며 되뇌였습니다.
'사람되기는 힘들어도 개새끼는 되지 말자'고...

스크린에 구정물 냄새 물씬 풍기게 한 이 사회의 비리와 그 안에 인간군상들의 관계를 꼬찝는 영화 <부당거래>였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이미지의 권리는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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