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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의 짧은 생각] #53. 키워드 숫자 53

꼴찌닷컴을 만들게 된 시작, 영상매거진 KKOLZZINE에 53초 인터뷰 코너를 만든 이유도, 앞으로 만들 콘텐츠에도 53이라는 키워드는 내재될 것이다. 나에게 53이라는 숫자는 각별하다. 그 이유는 유치하고 단순하다. 


고 1 때 받은 성적표에 새겨진 숫자, 반에서 꼴찌였던 53등. 


지금은 1인 미디어로, 1인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조직 내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는 이 등수를 말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그 숫자를 굳이 드러내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얻을 선입견 때문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오랫동안 간직한 열등감일 수도 있다. 


2000년도에 친구의 도움으로 홈페이지 꼴찌쩜넷을 만들면서 나는 53이라는 숫자, 학창시절 꼴찌였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면서 회의 때 다큐멘터리 아이템으로 '꼴찌'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큐멘터리가 SBS스페셜 <마지막 주자들의 행복>이었다. 2007년 신년특집으로 방송된 SBS스페셜 <마지막 주자들의 행복>은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2009년 경부터 마이크로 블로그, 지금의 SNS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미디어 패러다임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지상파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에서는 이 변화를 감지하지 않았거나 무시했다. 2010년 트위터를 시작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SNS는 미디어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금은 페이스북이라는 미디어 네트워크가 라이브 영상 송출을 통해 거대한 방송 플랫폼이 되고 있다. 거미줄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나는 '꼴찌'라는 온라인 아이디로 53이라는 숫자를 키워드로 삼고 꼴찌닷컴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있었다. 




생각하는 꼴찌의 미디어 놀이터라는 슬로건을 정한 이유는 나처럼 꼴찌였던, 지금 꼴찌인 사람들이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며, 사회에서 정한 기준이 아닌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열정을 뽐내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현실로 이루기가 만만치 않았다. 지금도 헤매고 있고 투자자, 후원자를 찾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린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다!라는 외침은 허공 속 메아리였을까? 


현실적으로 '꼴찌'로서 '꼴찌'를 위한 '꼴찌'에 의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나의 목표는 대중에게 공감 받기 어려운 과제였다. 오프라인에서 방송국 외주 PD로 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나는 작심하고 꼴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라는 각오로 청년창업센터에 지원해 1인 기업으로 창업을 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친구들을 알리고, 그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만든 영상 콘텐츠로 공감 받자는 것이 가끔은 오해를 일으키기도 했다."내가 왜 꼴찌냐?" "꼴찌를 누가 좋아해..." "이게 재밌다고 생각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다지 호감형이라고 생각지 않은 외모와 행실 때문에 온라인에 내 모습을 직접 드러내는 것을 꺼렸지만, 영상매거진 KKOLZZINE 을 제작하면서 용기를 내 코너를 진행했다. 다시 봐도 부끄럽고 어색하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 가끔씩 인터뷰나 상황 연출로 방송에 내 모습을 브라운관에 비칠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피드백도 받을 겸 조언도 얻을 겸 선배와 문자를 나누는 과정에서 '온라인에서 진행으로 뜨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다. 또 누군가는 관심 종자라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도 있다. 


내가 뜨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와 꼴찌를 인정해 주는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콘텐츠가 세상에 뜨고 싶다는 것이 진심이다. 


키워드 숫자 53을 이야기 하겠다는 짧은 생각이 두서없는 장광설이 되었다. 


꿋꿋하게 버티고 싶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53키워드 콘텐츠가 많다. 53초 인터뷰를 시작으로 5.3초 CF / 53초 캠페인 영상 / 53분 다큐멘터리 / 53인의 인터뷰 / 53만원 홍보영상 등 등. 그리고, 53명의 꼴찌 서포터즈 만들기.  서포터즈들과 5월 3일 꼴찌TV 개국하기. 


선배한테 월 5,300원 후원 받기 이야기했다가 혼났다. 후원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네가 대신 해 줄때 생기는 것' 이라는 명확한 지적을 해주셨다. 아직은 난 꼴찌닷컴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다행히 '꼴찌'라는 2음절을 인정하는 친구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그 친구들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고 싶다.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대충 알 수 있지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는 지속적인 숙제다. 


글을 마치며 짧은 생각을 한다. 


버틸 때 까지 버티자! 오래 가는 것이 강한 것이다. 강자가 되고 싶어 오래 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언제나 꼴찌는 있기 마련이고, 또한 기준에 따라 세상에 꼴찌는 없기 때문이다. 


53명의 꼴찌서포터즈를 모십니다! 


1. 꼴찌닷컴에 애정을 가진 분

2. 꼴찌닷컴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분

3. 꼴찌닷컴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뽐내고 싶은 분 

4. 꼴찌닷컴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스텝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

5. 꼴찌닷컴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제작지원으로 후원하고 싶은 분 


문의 : kkolzzi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