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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꼴찌의 짧은 생각] #7. 놀이가 교육! 아빠의 덧칠 놀이

1월 1일 방송된 신년특집 SBS 스페셜의 주제는 '아빠의 전쟁'이다. 3부작 중 2부가 오는 일요일(8일 밤 11시 10분) 방송 예정이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지는 아빠들과는 달리 두 아이의 아빠로서 그 살벌한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은 상태라서 그런지, 부끄러워서 끝까지 시청을 할 수가 없었다. 


한때는 나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치열한 전쟁을 치른 적도 있었다. 매주 지방 출장을 떠나야 하는 신세였다. 집을 비우는 시간도 많았고, 아이와 놀아줄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하루였던 때도 있었다. 가끔씩 해외출장 때는 2~3주 동안 집을 비우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가 10년 넘게 해오던 일에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은 늘었다. 그 사이 멀리 있지 않은 행복 찾기를 실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빠의 전쟁은 양면성이 있는 듯하다. 신년특집 SBS스페셜 아빠의 전쟁 1편이 프리랜서인 꼴찌에게 살짝 자괴감을 주기도 했지만, 삶의 방식이 다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저마다 삶의 방향이 같을 수는 없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지난 금요일 퇴근하면서 문구점에 들러 스케치북을 한 권 샀다. 막둥이와 함께할 놀이를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첫째를 키울 때 꼴찌닷컴에 놀이가 교육이다! 라는 연재를 하기도 했을 정도로 놀이를 아이와 함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2011/05/04 - [꼴찌닷컴 시즌1(2010.01~2012.06)] - [육아] 딸바보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문장놀이

2010/12/13 - [꼴찌닷컴 시즌1(2010.01~2012.06)] - [육아] 놀이가 교육이다! 아이와 함께 한 취재놀이

2011/01/28 - [꼴찌닷컴 시즌1(2010.01~2012.06)] - [육아] 아이와 함께 단어 조합으로 이야기 만들기

 

2년 전, 그림을 잘 그리는 후배의 페이스북에서 딸 아이가 아무렇게나 그린 낙서를 그림으로 완성하는 동영상을 처음 본 적이 있었다. 후배의 딸이 막 휘저은 낙서가 용이 되기도 하고, 인물 캐리커쳐가 되기도 했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내게 저런 재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했다. 

부러워만 하면 의미가 없고,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해서, 일단 아이와 함께 그림 놀이를 하기로 했다. 


이름하여 아빠의 덧칠 놀이 



2017년 1월 6일. 막둥이 딸은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아니, 이것은 그림도 아니고, 낙서도 아니고 단순한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과정이 아이의 발육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아이가 색칠 도구 뚜껑을 열고, 스스로 색을 칠하는 부분의 위아래 구분을 하기도 했다. 손가락과 팔을 움직이며 색을 칠하는 그 자체가 운동이고 신경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색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0여 분 정도 아이에게 맘대로 칠을 하라고 두고 지켜봤다. 아이가 싫증을 내기 시작했을 때, 아빠인 내가 색칠을 이어갔다.  

 


내게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면 아이의 그림을 활용해서 누가 봐도 알아 볼 수 있는 형태의 그림으로 완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다. 그래서, 아이가 칠을 한 나머지 희 여백 부분을 덧칠하기로 한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완성하고 나니 푸른 하늘 아래 먼 산도 보이고, 붉은 닭이 날갯짓 하는 것도 보이고 초록색 백조가 연못에서 놀고 있기도 하다. 정말 누가 봐도 내가 놀고 있는 거다. ㅎㅎ  이렇게 막둥이와 함께한 생애 첫 합작품이 탄생했다. 

아이와 함께한 놀이를 통해 짧게 스친 생각! 

경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전쟁중인 아빠에 비하면 전투력이 약한 아빠다. 그렇다고 전쟁을 치르지 않겠다는 아빠는 절대 아니다. 무기정비도 하고 있고, 다만 전략과 전술을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 약점이긴 하다. 아빠로서의 전쟁은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전쟁방식이 다를 것이다. 


여하튼 아빠들이여! 전쟁에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부상당하지 말자~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하는 아빠가 강한 아빠라는 생각!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아빠가 최강의 아빠라는 짧은 생각. 



글/사진 생각하는 꼴찌 kkolzzi74@gmail.com 


아래 영상은 두번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