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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폭풍전야인가? 눈치보기 작전인가?



2010년 3월 16일 오후 2시.
종로구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이 있었습니다. <낮은목소리><밀애>의 변영주 감독,4월 18일 개봉예정인 <경계도시2>의 홍형숙 감독, <오로라공주>의 배우겸 연출자 방은진 감독,<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한국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한국영화아카데미 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등 7인은 영진위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인 선언에 서명한 1600여명의 영화인을 대신해서 선언문을 발표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켠에서는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사진전이 있었고,



한 켠에서는 잘 운영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의 사업자 공모에 대한 풍자와
영진위에 대한 불만을 패러디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후원전과 풍자전. 같은 공간에서 바라보는 재미난 풍경이었습니다.




변영주 감독은 개인적으로 조희문 영진위 위원장과 대학원에서 함께 영화 공부를 한 사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서 독립영화전용관과 미디액트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이 불투명하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변영주감독이 영진위의 불투명함을 비판한 후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이어서 영진위의 무능함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독립영화전용관이 개설되고, 교통편이나 시설면에서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상영하지 말아달라고 1인 시위를 하는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은 현장과 괴리된 현실감 없는 정책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며, 단순히 선언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결의와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3월 18일 개봉예정인 <경계도시2>의 홍형숙 감독은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독립영화감독 이송희일감독의 소개로 인해 트위터를 시작한 홍형숙 감독은 얼마 전 트위터 상에서 논란이 된 문화부장관의 트윗내용을 인용했습니다. '문화는 사회라는 거대한 거목의 뿌리다'라며 문화부 장관의 문화 뿌리론에 대해 200% 공감하는 명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상활들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했습니다.




배우겸 감독으로 참석한 방은진 감독은 지금까지 영화계에서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왔는데 영진위에서 그 거리를 넓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며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을 질 주체가 묵언수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 1기 출신의 이용배 비상대책위원장은
해외 영화제에서도 인정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대해 지원을 축소하려고 하는 것에 아쉬워하며 문화부가 똑바로 일을 해야 하는데 문화부가 잘못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언문]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 영화인 선언

2010년 3월 현재, 한국영화의 미래를 고민하는 중심축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여러가지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주체의 사업성과와 정책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무리하게 공모를 진행해서 파행을 이미 예고했습니다. 두 사업에 대한 공모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여러가지 의혹과 문제점이 국회와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공모를 책임지고 있는 영진위는 '문제없음'이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답변만을 개진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1일부터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운영단체로 선정된 단체들 또한 독립영화감독들을 비롯한 영화계의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공간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공모와 관련한 여러 문제점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진위는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반발 속에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공지를 냈습니다. 그러나 민간에 의해 설립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에 연간 예산의 30% 수준의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운영자를 공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사업자를 첫 번째 공모에서 선정하지 못했던 것처럼,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에는 아무 단체도 공모에 응하지 않아 공모제 자체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영진위는 3월 12일자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재공모한다는 공지를 내어 영화인들과 관객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그리고 시네마테크 사업은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관객의 문화향유권을 위한 사업입니다. 이 사업들은 애초에 민간에 의해 제안되고 주도된 사업들입니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민간단체들이 낸 것이고, 전반적인 운영 정책도 민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공모가 필연적으로 파행을 불러온 것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영진위에 있음을 우선 밝히고자 합니다. 영진위의 조희문 위원장을 비롯한 몇 몇 인사들에 의한 독단적인 전횡이 파행적인 공모를 불러왔으며, 문화공공성 확대라는 구체적인 정책에 의한 공모제가 아닌 '나눠먹기'와 '제 사람 챙기기'가 이 사태의 본질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의견수렴 절차는 애초에 무시되었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조차 원천봉쇄 되어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희문 위원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사태는 이런 비민주적이고 비문화적인 독단적 행정 집행이 낳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구체적인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채 2개월 반 동안 원장이 공석인 채로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영진위의 철학과 계획 부재에서 오는 행정 무능이라고 단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학생들과 동문들은 영진위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아무 답변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27년 동안 수많은 영화인을 배출해 온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는 영진위와 학생들과 동문들이 함께 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의 합의제 준 민간기구인 영진위는 최소한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여러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공감하는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테크 등과 같은 소중한 공공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민들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진위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영진위는 그런 기본적인 역할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영화계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을 위한 영진위는 존재하지 않고, 정부의 문화정책에 과잉충성하는 영진위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영진위가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촉구하며, 영진위 정상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최근 현안에 대해 영진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자 합니다.

하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에 대한 공모과정의 정당성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를 재공모하라!

두 공간이 정상화 될 때까지 현재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의 그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현재의 비정상적인 공모를 즉각 철회하고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라!

하나,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정상화하라! 아울러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에 대해 민주적인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쳐 정책을 입안하여야 한다.

2010년 3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일동

영화진흥위원회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선언에 서명한 영화인은 3월 16일까지 총 1,681명 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17일 오후 2시에는 광화문에 위치한 씨네큐브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KOFIC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국제영화제 발전방안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김창유 (용인대교수)님의 진행으로 강성률 (영화평론가,광운대 교수) /김영덕 PD(前 부천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김종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정헌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
송낙원 (前 서울충무로 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건국대 교수) /이대현 (한국일보 논설위원)/  정초신 (영화감독) 등이 발제자로 참석했습니다.

국제영화제 발전방안 이라는 제목의 토론이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영화제에 국고지원이 있어야 하는가 없어야 하는가가 주를 이루었고, 영화제는 비슷한 영화제가 많이 진행되면서 소모적인 문화행사라는 주장과 국가브랜드와 다양한 문화와 해외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인 영화제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토론이 끝나고 질의응답 때 한 원로 영화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여배우들의 패션쇼 장이라는 소리가 돌고 있다며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 월 첫째 주 금요일에는 푸른영상이라는 영상단체에서 다큐보기라는 행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독립영화의 배급이 힘들고 상영 여건이 여의치 않아 사무실 한 켠 바닥에 모여 앉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VHS테잎과 DVD로 회원들에게 독립영화를 알리던 이들에게
작년에 문정현 감독의 <할미꽃 개봉>과 강세진 감독의 <잘했어요?> 등이 극장에 개봉하면서 독립영화와 관객들과의 거리가 좁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독립영화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고 1인 시위를 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영화인 1천인 선언과 영화제 발전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10여년 전 스크린쿼터제에 반대하며 영화인들은 삭발을 거행하고 관련 단체와 학생들이 전경과 대립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또 다시 그 시절의 대립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폭풍전야의 느낌을 받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관광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영화인들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이런 댓글을 봤습니다.

'나는 이번에 서명을 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당연히 참여하고도 남았을 성격과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못 했다.
이유는 내가 작년에 강한섭위원장 시절 영진위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아 영화를 찍었는데 중요한 건 만약 내가 거기 참여를 했다가 영진위 조위원장이 명단에서 내 이름을 보고는 투자액 토해내라는 소리를 하면 나만 죽는 게 아니라 우리 제작자 프로듀서 다 죽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정말 무서운 건, 이번 정권+조위원장은 '정말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라는 거지.
나는 그래서 서명 못 했다. 니 말대로 쪼끔 창피하긴 한데,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서명만으로도 물리적 위해가 가해질 것이 거의 확실한 자들을 상대하고 있는 우리는 정말 막다른 골목에 선 것 같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말도 있고, 찍히면 아무것도 못한다라는 말도 들립니다.
단지,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취미가 영화감상인 지라 영화인도 아닌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겠지요.
다만, 한 가지는 꼴찌에게 중요한 것은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 중 하나가 바로 영화이고
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는 극장이고, 멀리는 영화제가 되겠지요.



관련 방송 : 2010년 3월 11일 MBC 후 플러스 에서 방영된 "내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 

(http://www.imbc.com/broad/tv/culture/newswho/vod/?kind=image&progCode=1000844100161100000&pagesize=5&pagenum=1&cornerFlag=0&ContentTypeID=1&ProgramGroupID=0)